AI 진행형 전화사기 2단계까지 넘어갔어요

전화사기도 고객 맞춤형입니다.

흔히 이야기하듯 남의 돈 먹기가 그렇게 쉬워?

하는 이야기를 합니다.

전화사기로 돈을 벌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와 경험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와 딸이 카톡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그 누가 보더라도 엄마와 딸이죠.

실제 우리 딸이 액정을 몇 번 깨 먹었습니다.

또 실제로 이런 말투를 사용합니다.

액정 수리비를 달라고 하면 엄마 입장에서는 한 번 더 생각을 해보게 되고

금액이나 수리 방법 또는 액정의 상태에 관해 이야기가 길어질 테니

그것보다는 소액으로 충분한 문상으로 넘어갑니다.

목적은 카드번호와 민증 그리고 비밀번호를 얻는 것입니다.

평소에도 문화상품권으로 아이들의 책을 사고

문화상품권 PIN 번호만을 찍어서 보내주기도 했죠.

여기까지는 의심의 여지없는 우리 딸이었습니다.

딸과 엄마와의 관계로 만들었다면 전화사기 1단계는 성공입니다.

그래서 카드 앞뒤면, 주민등록증을 찍어서 보내줍니다.

2단계 카드 정보와 주민등록증을 확보한 전화 사기범은 마지막 단계로

비밀번호를 요구하게 됩니다.

실제로 딸이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준 적도 있습니다.

우리 딸과의 대화와 하나도 다른 곳이 없습니다.

아마 비밀번호만 물었다면 가르쳐주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다 사기범의 패착이 나왔습니다.

계좌번호를 이야기하는 순간에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 딸에게 전화를 넣어봅니다.

.......

전화가 고장이 나서 안 된다고 했던 딸이 전화를 받는 순간

머릿속은 온통 하얘지고 허리케인이 휘감고 지나갑니다.

카드사로 전화를 하니 계속 통화 중이고

코로나 때문에 상담 인력이 축소되었다는 이야기,

마스크를 쓰고 있어 잘 안 들릴 수가 있다는 이야기만 뺑글뺑글 돌기만 합니다.

사기범은 어떻게 내 딸의 행동을 알고 있었을까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한 패턴 중 하나가 나와 코드가 맞았을까요.

사기신고는 되지 않아 카드 분실신고를 먼저 하면서 카드가 결제되는 것을 막았습니다.

신분증은 새로 발급받아야 할지 알아봐야겠네요.